|
추기경님 가시는 길
그 시간 서쪽 하늘, 유난히 초저녁 밝히던 별이 흐렸다.
한강 가로등 부시게 빛났다고.
그래, 천사가 그 분을 데리러 오셨다.
미물도 하늘로 오르시는 그분을 위해 반짝이는 빛으로 환송했다.
그분 가시며 많은 이들 회심을 선물로 주신다.
‘고맙다’고 남기신 말씀처럼 그분 생애 감사의 삶이었다.
우리가 투덜거릴 때도 그분은 감사하다고.
스스로 죄인이노라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지 못해 괴로워했다.
평생 아드님 곁 같이 한 통고의 어머니 삶을 살겠노라
1951년 9월 15일 정하권 몬시뇰과 계산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으셨다.
그리고 그 이후.
기꺼이 가시밭길 걸어 아픈 이들 속에 함께 하셨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치 이 세상에 그 혼자밖에 없는 듯 소중히 여겨 사랑하셨다.
예수님의 사랑으로 사신 그분은 늘 당신 사랑 모자란다고
잔에 넘치는 사랑이 부족하다고.
세상은 참으로 많은 사랑을 원하였기에. 모두 탈탈 털어주시고
나머지 몫은 우리에게 남기셨다.
너희들도 행복하게 ‘고맙다’며 나날을 살라고.
그 밤 하늘나라는 환한 잔치 열렸겠다.
주님의 너른 품으로 아기처럼 안기어 밝고 맑은 웃음 하하 웃으실
그분의 새 삶을 축하해야지. 슬픔을 넘어 기뻐해야지.
|